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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와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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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는 왜 기억보다 오래 남을까 – 후각 기억의 비밀 지나가는 냄새 하나에 마음이 울컥했던 순간 기억은 머릿속에만 저장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아주 오래 전의 감정이 한순간에 되살아나는 기묘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한겨울 저녁에 운동을 끝나고 길을 걷다 우연히 고소하고 따뜻한 나무 연기 냄새를 맡았다. 그 냄새는 순간 나를 초등학생 시절로 데려다 놓았다. 어린 시절 나는 시골 외할머니 댁 마당에서 장작불에 군고구마를 구워 먹었었다. 군고구마를 구워 먹으며 그때의 온기, 사촌들과 웃던 웃음소리, 마음의 편안함까지 동시에 밀려왔다. 나는 너무 놀라 멈춰 섰고, 잠시 눈을 감으며 냄새 속에 잠겨 있었다. 그 장면은 몇십 년이 지난 지금 흐릿해졌다. 하지만, 냄새는 기억을 잊지 않고 있었다. 이처럼 후각은 우리의 의식보다 깊은 곳에서 기억과 연결되어 있다...
비 오는 날, 몸 냄새가 더 나는 이유 – 습도와 체취의 은밀한 과학 비 오는 날, 왜 유독 ‘내 냄새’가 더 신경 쓰일까? 비가 오는 날이면 유독 몸 냄새가 더 짙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나는 출근길 지하철 안이나 밀폐된 공간에서 내 스스로의 체취에 민감해지게 된다. 또한, 주변 사람들의 냄새도 더 또렷하게 감지된다. 이 경험은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다. 습도와 온도는 후각적 환경에 영향을 받아 체취는 평소보다 더 쉽게 확산되고 강하게 감지된다. 과학적으로도 습한 날씨는 땀의 증발을 방해한다. 그로 인해 박테리아가 활성화되며 체취가 짙어지는 조건을 형성한다. 실제로 체취가 심해지는 것을 느꼈던 나는 비 오는 날 외출 후, 평소보다 향수를 더 많이 뿌리게 된다. 또한, 사람이 많은 공간을 피하고 싶어지는 행동을 자주 한다.따라서 습도와 체취의 관계는 단순한 위생 문제가 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