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끼리는 왜 비슷한 냄새가 날까? 어릴 때부터 이상하게 느껴졌던 경험이 하나 있다. 외할머니 댁에 가면 이불 냄새가 꼭 우리 집 거실 소파 냄새랑 닮아 있었다. 두 공간은 수백 킬로미터 떨어져 있었다. 두 집에서 각각 사용하는 세제도 다르고, 삶의 방식도 완전히 달랐다. 하지만, 코끝에 닿는 냄새가 묘하게 유사해서, ‘가족끼리는 체취도 닮는 걸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이후에도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가거나, 같은 공간에 오래 있을 때 뭔가 모르게 익숙하고 편안한 냄새가 감돌았다. 이 경험이 반복될수록 체취에 대한 의문은 더 깊어졌다.그리고 실제로 체취는 단순한 땀이나 외부 환경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최근 들어 유전자와 체취 사이의 과학적 연결 고리에 대한 연구들이 활발히 이루어진다. 이에 따라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