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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각과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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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마테라피는 진짜 기분을 바꿀 수 있을까? - 향과 감정 조절의 과학적 연결 향은 단순한 냄새가 아니다, 감정을 건드리는 통로이다 누군가 방 안에 라벤더 향을 뿌렸을 때, 이유 없이 마음이 차분해졌던 적이 있다. 반대로 익숙한 커피 향을 맡고 갑자기 활력이 생겼던 적이 있다. 또한, 한 때 싫었던 향수 냄새에 기분이 울컥했던 적도 있을 것이다. 나에게도 그런 경험이 있다. 코로나 시기 동안 스트레스가 극심했던 어느 날, 우연히 베르가못 향을 맡았다. 이때 설명할 수 없는 심리적 안도감이 밀려왔다. 그날 이후 나는 향과 감정 사이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고, 아로마테라피를 꾸준히 실천하게 되었다. 아로마테라피는 단순한 ‘향기 요법’이 아니라, 과학적 기반 위에서 우리의 뇌와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이번 글에서는 향이 우리의 뇌에 어떤 방식으로..
냄새는 왜 기억보다 오래 남을까 – 후각 기억의 비밀 지나가는 냄새 하나에 마음이 울컥했던 순간 기억은 머릿속에만 저장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아주 오래 전의 감정이 한순간에 되살아나는 기묘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한겨울 저녁에 운동을 끝나고 길을 걷다 우연히 고소하고 따뜻한 나무 연기 냄새를 맡았다. 그 냄새는 순간 나를 초등학생 시절로 데려다 놓았다. 어린 시절 나는 시골 외할머니 댁 마당에서 장작불에 군고구마를 구워 먹었었다. 군고구마를 구워 먹으며 그때의 온기, 사촌들과 웃던 웃음소리, 마음의 편안함까지 동시에 밀려왔다. 나는 너무 놀라 멈춰 섰고, 잠시 눈을 감으며 냄새 속에 잠겨 있었다. 그 장면은 몇십 년이 지난 지금 흐릿해졌다. 하지만, 냄새는 기억을 잊지 않고 있었다. 이처럼 후각은 우리의 의식보다 깊은 곳에서 기억과 연결되어 있다...
냄새가 싫다는 감정은 어디서 올까 - 후각과 감정의 뇌과학 특정 냄새만 맡으면 불쾌한 이유, 감정에서 시작됐다 사람은 살아가며 수많은 감각을 경험한다. 그중 유독 감정을 가장 빠르게 자극하는 감각은 '후각'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물건이나 음식에 나는 냄새에도 민감한 편이었다. 이로 인해 특정한 냄새에 대해 강한 혐오감을 느끼는 일이 종종 있었다. 구체적으로, 사지 얼마 되지 않은 나무식탁에서 나오는 나무 냄새도 싫어했었다. 또한 컨디션이 안 좋을 때에는 돼지고기에도 냄새가 나서 구토를 경험한 적도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아무렇지 않을 수 있지만 냄새가 싫다는 이 본능적인 감정은 단지 기분이나 기호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뇌가 감각을 처리하고 해석하는 방식과 깊이 연결되어 있었다. 특히 감정을 처리하는 뇌의 구조인 ‘편도체’와 ‘해마’가 후각 자극과 밀접한 관..
냄새는 말보다 먼저 다가온다 – 사회적 거리와 체취 감지의 숨겨진 심리학 우리는 왜 '냄새'로 먼저 사람을 판단하는가? 사람은 시각, 청각, 촉각 등 다양한 감각을 통해 세상을 인식한다. 그 중에서 후각은 종종 가장 직관적이고 빠른 반응을 유도하는 감각이다. 특히 사람과 사람 사이의 첫 만남에서 후각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한 채 강력한 사회적 판단 요소로 작용한다. 우리는 종종 특정 사람의 향이나 체취만으로도 친근감을 느끼거나 불쾌함을 경험한다. 이는 단순한 기호의 문제가 아니다. 체취는 유전자, 생활습관, 건강 상태, 심리 상태 등 다양한 생물학적 요인의 결합체이다. 따라서, 한 사람의 존재를 직관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 흥미롭게도 냄새는 말보다 먼저 도달해 ‘거리’를 결정짓는다. 냄새는 거리를 벌리게 하거나, 오히려 가까워지게 만든다. 이 글에서는 인간관계 속 체취 감지의 ..